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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글로벌박사펠로우십 후기

* 생각나는데로 끄적인 후기라서 두서가 없고 표현이 거친 글입니다 *


'글로벌박사펠로우십'이라는 장학(혹은 연구) 프로그램에 대한 글을 써야지하고 계속 생각해오긴 했는데 이제서야 후기를 올리는 것은 관련 법령 제정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았고, 이제서야 운영 지침 등이 나오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뭔가 앞뒤가 맞지 않는 탁상 행정이긴 하지만... 없는 것 보다는 낫다고 본다.

글로벌박사펠로우십은 박사과정 신입생 혹은 석박통합과정 중 박사로 카운트되기 시작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장학금이다. 명칭은 장학금 혹은 펠로우십이라고 되어 있지만, 장학금의 성격이 절반, 연구과제의 성격이 절반 정도 섞여있다고 보면 되고 따라서 운영 방법 및 선발 기준 또한 장학금이 아닌 연구과제의 성격이 강하다고 생각해야 한다. 이공계 대학원 생활을 하면서 정부과제를 해 본 사람들은 이해가 잘 되리라고 생각하는데, "연구책임자가 수혜자 본인이 되는 인건비 100% 개인 연구과제"라고 설명을 하는 것이 가장 정확한 설명이 되리라 생각한다.

도입 취지나 이런 것들은 여기서 다룰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모집공고를 보면 다 나와있으니 생략하도록 한다. 다만 연구실 단위로 관리를 했던 BK사업에서 학생 인건비 관리 부분이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에 산학협력단에서 수혜자에게 직접 사업비를 입금해주는 방식으로 전환이 되었다고는 하는데, 많은 연구실에서 관행적으로 해왔던 방식들을 생각해보면 크게 의미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이건 정말 케이스바이케이스인데다가 겉으로 드러나지도 않고 당사자에게는 드러내면 안되는 문제일 수도 있기 때문에 다루지 않는다.

사업비는 개인당 연간 3천만원으로 책정되어 있다. 2년 동안 지급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연차 평가가 있어서 중간에 심사에서 탈락하는 경우가 생길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 이건 아직 겪어본 것이 아니라서... 학교가 면세사업자 법인으로 되어있어서 그런 것인지, 비목이 장학금으로 잡혀있어서 그런지 별도로 과세를 하는 것 같지는 않다. 과세를 하더라도 연말정산에서 100% 돌려받을 수 있을 것이다. 금액적인 측면으로 보면 아주 매력적이라고 할 수 있다. 회사 다니는 친구 중에서도 이걸 받을 수 있으면 회사 관두고 대학원 오겠다는 친구들이 있을 정도이니...

지원 절차는 서류 심사로 2배수를 선발하고 해당 인원을 대상으로 면접을 실시한다. 계열 구분은 두지는 않는데, 올해의 경우에는 이공계 측의 비율을 훨씬 많이 선발한다는 원칙이 있었다. 서류는 자기소개서 및 학업계획서, 연구계획서가 있고 추천서가 2개 필요하다. 거기에 최소 자격 요건을 충족하는 영어성적이 필요하다. 올해는 사업 공고가 늦어서 선발 후 일정 기간 내에 영어 성적 제출을 요구했는데, 다음 사업부터는 아마 지원 시점 이전의 영어 성적을 요구하리라 생각된다. 추천서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서류는 영문으로 작성해야 하며, 지원자의 소속 및 신분을 알 수 있는 모든 표현의 사용이 금지된다. 즉... 학교명이나 지도교수님 성함, 자신의 이름 및 출신 학부 등등을 직접적인 소재로 자기소개서 및 학업계획서를 작성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는 면접 때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이러한 기조는 특정 학교에 유리하거나 불리한 판정을 내릴 수 있는 요지를 최소화 하기 위한 조치라고 판단이 된다. 서류를 작성하는 것 자체는 크게 어려운 문제는 아닌데 이러한 제한 조건을 고려하면서 학업 계획 및 연구 계획을 작성하는 것이 상당히 까다로웠다.

서류에는 지원자의 신분을 알 수 있는 모든 것이 배제되어 있으므로, 한국연구재단의 연구마루 시스템을 통하여 과제를 접수하고 나면 과제번호로 모든 절차가 이루어진다.

면접은 사흘에 걸쳐서 진행이 되었다. 개인당 면접 시간은 20분... 6분 프리젠테이션 + 13분 질의응답 + 여유시간 1분 정도로 구성이 되며, 여기서도 당연히 모든 프리젠테이션과 면접은 영어로 진행이 된다. (글로벌...이니까?)


EE게시판에 누군가 이 사업에 선정이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가? 라는 질문을 올렸다. 그에 대한 나의 대답은 "장학금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연구과제를 지원한다는 생각으로 모든 준비를 하는 것이 사업 선정에 유리하다"는 것이었다. 지원 절차나 요구하는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면, 정부 과제 지원하는 절차와 거의 똑같다고 보면 된다. 따라서 "내 이름으로 된 연구과제"를 하나 따 온다는 느낌으로 준비를 하는 것이 수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이러이러해서 이러이러하기 때문에 이 장학금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라는 접근이 아니라 (사실 이렇게 해서는 이거 뿐만 아니라 어딜 가서도 성공하지 못한다) 나는 이러이러한 준비를 해왔고 그래서 이걸 바탕으로 이러한 것을 할 것이며 이 사업에 선정이 되면 대충 이 정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정도의 이야기를 써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이 되고... 구체적으로는 적을 수 없지만 나 또한 그런 플롯을 가지고 작성을 했다. 어디까지나 장학금이 아니라 과제비!!! 이것이 여기서 해 줄 수 있는 가장 정확한 조언이라고 생각한다.

면접 또한 마찬가지다. 어차피 프리젠테이션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본인의 배경(간접적으로라도...)을 말할 시간은 없다. 연구계획 위주로 그 동안 준비해 온 것... 그리고 앞으로 할 것.. 목표 위주로 요점만 말해야 한다. 나의 경우에는 단 세 페이지만 준비해서 5분 30초에 끊었던 것 같다. (보니까 굉장히 주저리주저리 본인 배경 등등을 강조해서 15페이지 정도를 쓴 사람도 있는 것 같던데...) 그 세 페이지의 장표는 "배경", "해결해야 할 과제 제시", "대략적인 해결 방안과 목표 제시"로 구성이 되어 있었다. 뭐... 발표 하는 것이야 본인의 스타일 문제이긴 하지만, 시간이 아주 한정이 되어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요점만 말하는 것이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6분의 프리젠테이션이 끝나고 심사위원 분들의 (5명이었나?) 질문이 13분간 이어지는데, 나는 연구 내용 및 배경 지식에 관하여 질문을 받았다. 발표에서 내용을 한정짓긴 했지만, 아무래도 블라인드 면접 특성상 향후 연구계획 위주로 질문이 나올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첨언하자면... 시간은 정말 칼같이 끊는다. 워낙 면접 대상자가 많기 때문이다. 면접장은 별도의 방에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거대한 홀에서 파티션으로 면접장이 분리가 되어 있다. 내가 받은 인상은 영어 웅변대회(?) 정도?? 정말 프리젠테이션 잘 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처음에 굉장히 긴장을 많이 했다. 원래 스크립트를 작성하고 외워서 발표하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별도의 스크립트를 작성하지는 않았지만, 맨 처음 30초간 말할 내용을 외우고 들어가서 시작하지 않았으면 주눅들어서 한 마디도 못할 뻔 했다.


이 펠로우십을 받게 되면 다른 연구 과제 참여가 불가능하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최근에 공고된 관리 규정을 보면 타 과제 참여는 지도 교수와의 상의 하에 참여를 결정한다는 문구가 있는 것으로 보아 BK 사업 등이 아니면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 이것은 좀더 추이를 지켜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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